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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안 듣는 조선 계집애, 오늘은 손님이 세 분이나 오셔서 바쁘니깐 오 분 동안에 핑댕겨오랬더니 그래십일 분이나 지나서 와!” 에밀코 아주머니는 정희를 보자마자 물어뜯을 듯이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가지고 있던 빗자루로 정희가 잔등패기를 때렸습니다. 욕을 먹고 매를 맞았지만 으레 그러려니 하였으므로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바스켓을 내려놓았습니다. 만일 한마디라도 말대답을 하면 그 당장에 아주머니가 들고 있는 그 더러운 비가 자기 얼굴 한복판에 떨어질 것을 잘 안 까닭이었습니다. 이곳은 만주국의 아주 한 끝 가는, 북쪽인 시베리아와 몽고의 국경, 대자보라고 하는 쓸쓸한 곳이었습니다. 도회지라는 것은 그저 빈말뿐이고 대련(⁎중국의 항만 도시)과 조선 방면에서 하얼빈으로 가는 정거장이 있는 것과 또 만주국, 러시아, 몽고 세 나라국경이 되는 곳이므로 만주국과 러시아의 수비대가 있는 것과 그리고 모두인구를 합하면 겨우 오천 명이 될까 말까 하는 퍽 한적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하필 이러한 외국 땅에 조선 소녀 정희와 정숙이 형제가 흘러와서 러시아 사람의 집에서 하녀의 신세가 되어서 그나마 마음 편한 날이없이 악착스러운 고생을 하고 지낼까? 여기에는 참말로 듣기에도 애달픈 이야기가 있는 것입니다. 불행한 두 형제의 아버지는 전에 서울서 크게 장시를 하시었는데 고만 장사에 재미를 보지 못하여서 지금으로부터 열세 해 전, 세 살 된 언니 정희와갓 낳은 동생 정숙이를 어머니와 함께 정희 외갓집에 맡기고 만주로 가시더니, 삼 후에는 시베리아에도 한구석인 이르쿠츠크란 곳에 있다고 편지가나왔습니다. 담력이 세시고 모험하기 좋아하시는 정희 아버지께서는 이곳에서 삼 동안 부지런히 장사하시는 동안에 크게 성공하시어서 이제는 돈을 많이 모으시게 되었습니다. 그래 그것은 정희가 여섯 살 정숙이가 세 살 되던 봄에, 아버지에게서 돈과사람이 나와서 어머니께서는 정희 정숙이를 데리고 아버지에게로 갔습니다.조선과 만주국 사이에 있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끝없는 만주 벌판을 지나시베리아 한 구석인 이르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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